추석은 많은 이들에게 가족과 웃음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수험생에게는 오히려 무겁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시험 준비는 잘 되고 있니?”라는 질문을 들으면, 남들의 시선이 더욱 크게 느껴지고 괜히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가 회식 자리에서 혼자만 어색하게 앉아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 카메라는 굳이 장그래의 표정을 잡아내며, 주변 환경과 대비되는 고립감을 강조합니다. 수험생이 연휴에 느끼는 무게감도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나만 뒤처진 듯, 나만 다르게 보이는 듯한 불편함 말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장면도 결국 흐름이 바뀌듯, 우리의 시선 또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본다면 연휴는 새로운 의미가 됩니다. 남들이 쉬는 동안 나는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연휴는 사실 수험생에게 드문 기회입니다. 올라오는 강의나 진도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연휴 기간 공부를 계획할 때는 긴 시간을 무리하게 채우려 하기보다, 집중할 시간과 휴식할 시간을 분명히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과 오후에는 평소처럼 루틴에 맞춰 학습을 이어가고, 저녁에는 밀려 있던 복습이나 약점 보완에 시간을 쓰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연휴 기간 중 반나절이라도 반드시 쉬는 시간을 확보해 마음을 환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연휴가 끝난 후에도 학습 리듬을 무너지지 않게 지킬 수 있습니다.

물론 방법을 안다고 해서 실천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그런 순간을 잘 알기에, 이번 추석에는 작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거창한 강의라기보다, 같은 길을 걷는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마련했습니다. 연휴에도 함께 공부한다는 느낌만으로도 덜 외롭고, 버틸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수험생활은 길고 외로운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연휴 기간을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자신만의 자신감을 쌓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흘려보내는 시간을, 여러분은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삶에 나만큼 치열하지 않은 누군가가 던지는 한 마디에 여러분이 절대로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추석이 잠시 무겁게 다가오더라도 괜찮습니다. 그 또한 과정의 일부일 뿐, 여러분은 여전히 단단하게 의미 있는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연휴가 끝난 후,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갔다”라는 뿌듯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길을 함께하겠습니다.

성정혜